에드워드 호퍼 객실 나는 정말 나 자신으로 살고 있을까? 에드워드 호퍼의 <객실>에는 열차 창으로 노란 햇빛이 눈부시게 쏟아져 들어오고 있습니다. 일체의 소란이 제거된 안락한 객실입니다. 그런데 저는 저 객실에 같이 앉아 여행하고 싶은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군요. 햇볕이 드는데도 어쩐지 음침한 것 같고, 안락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기괴하다고 할까요? 화면 오른쪽에 책을 읽고 있는 귀부인이 보입니다. 그리고 그녀의 맞은편에는 조금 비뚤어진 각도로 그녀를 바라보는 또 다른 여성이 있습니다. 아마도 책을 읽는 여성은 자신을 바라보는 맞은편 여성의 시선을 느끼고 있을 겁니다. 하지만 책에서 시선을 거둬 그녀를 바로보고 싶지는 않은 듯 합니다. 맞은편 여성 역시 호기심 어린 눈으로 책 읽는 여성을 바라보지만 굳이 그녀에게 말을 건네고 싶어 하는 것 같지는 않고요. 객실에 있는 좌석들의 각도가 조금씩 어긋나 있는 것이, 마치 그들간에 오가는 정서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합니다. 초록과 노랑의 색채는